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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과학적 근거 없는' 의료정책은 이제 그만 "좋은 근거란?"

박승민 기자2025.04.10 12:59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국회와 국회입법조사처가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대화를 10일 진행했다. ⓒ의협신문

의료 사태의 원인이 됐던 현 정부의 일방적 보건의료 정책은 결정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었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정책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충실하고 타당한 근거라도 정책 주요 이해당사자에게 정당하게 인식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근거로 활용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국회와 국회입법조사처가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대화를 10일 진행했다. 의료정책 결정에서의 거버넌스 구축과 대국민 신뢰도 제고 방안을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개최하면서다.

발제를 맡은 정웅기 박사(존스홉킨스대학, 보건정책학)은 의료개혁의 근본문제로 공급자의 정부 불신을 꼽았다. 민주적 거버넌스의 부재로 정부가 공급자 집단을 비롯한 사회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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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박사는 의료정책 주요 행위자, 즉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 집행하는 게 정책이라는 정책입안자와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가 의료정책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의료공급자 간의 이해가 공유되어있지 않다며 공급자의 정책적 순응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이들이 창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들을 검토하고 그에 기초해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려는 문제의식이 극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좋은 정책을만들려면 좋은 근거를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정 박사는 아무리 과학적으로 충실하고 타당한 근거라도 주요 이해당사자에게 정당한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면 해당 정책의 근거로 기능하기 어렵다며 좋은 근거를 잘 사용하는 것이 정책입안에 긴요하다. 근거가 정책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작동시키는 정책동학 자체가 의료정책 연구의 핵심 대상이라는 점을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또는 의회 주관의 보건의료 개혁 국가위원회 설치 ▲보건복지부 주관의 한국의 의료개혁과 거버넌스 프로젝트 런칭 ▲대한의사협회 주관의 의료정책 펠로우십 신설 등 3가지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정 박사는 보건의료 개혁 국가위원회의 경우 정치인 또는 관료가 위원장을 맡되 위원회 활동보다 연구 지원에 주력하고 보건의료 이슈를 종합적 관점에서 다룰 수 있도록 반드시 폭넓은 학제적 인력 풀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제도에 대한 성찰, 위원회 남용 방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형욱 교수(단국의대)는 필수의료를 살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의사가 아니라 최소한 어렵고 위험한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돈도 잘 벌고 삶의 질도 누릴 수 있게 하면 된다며 의사를 떠나 사회적으로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그 위험한 일을 할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실에서 수많은 허수아비 위원회가 있다. 위원회가 면피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차라리 없애는 게 합당하다며 앞으로 운영될 의료인력수급추계위 역시 숫자로 밀어붙이는 위원회, 허수아비 위원회가 되지 않아야 한다. 합당한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에서도 토론회 패널로 참석했지만, 국회에서의 뜨거운 질책에 고개를 숙였다.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앞으로 거버넌스 운영을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성 제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성창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정책 거버넌스는 다른 거버넌스와 전문성에서 차이를 둔다며 보건복지부는 거버넌스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갖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통해 의료정책 거버넌스가 경직되는 것이 아닌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총평한 성 과장은 추계위 운영에서도 투명성과 신뢰도를 제고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듣고 같이 상의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종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은 너무 실망스럽다. 지금 이 사태를 벌인 보건복지부의 정책 과장이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며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토론회에서 나오는데 앞으로 보건복지부는 어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와 어떤방식으로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정도는 말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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