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로봇수술, 건수보다 중요한 것은?
로봇수술 수술례는 시간이 지나면 늘어난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접근 방식을 바꾸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수술방법 개선을 늘 고민하고 있다.
홍성후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비뇨의학 분야 단일공(싱글포트) 로봇수술 500례를 달성했다. 지난 2021년 국내 10번째로 서울성모병원에 단일공 로봇수술기 도입 이후 짧은 시간 내 거둔 성적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비뇨의학 분야에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변방에 머물던 비뇨의학과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로봇수술에 가장 적합한 질환이 비뇨의학 분야라는 데도 힘이 실린다. 비뇨기 장기들은 좁은 공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나 의료진 모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단일공 수술은 한국이 선도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로봇수술 술기는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수준이다. 한국의 로봇치료 술기나 성적은 종주국인 미국과 비교해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기기 관련 연구, 기술 개발 등 공학적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임상의사, 공학자, 관련 기업들을 통할하는 산학협력체계 구축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비뇨의학 분야 로봇수술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500례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술기나 치료성적에서도 아태 지역을 선도하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기는 지난 2018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서올성모병원에는 2021년 도입됐다. 아태지역에서는 올해 일본이 도입했고, 대만은 준비 중에 있다.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500례를 넘은 의사는 미국에서도 56명에 그친다. 한국이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수술 건수만큼 수술 방법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립선 절제술 후 동반하는 요실금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전립선절제술은 복강으로 접근해서 방광과 전립선을 박리한 후 수술공간을 만든다. 골반에 붙어 있는 장기들을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압력이 증가하고 요실금이 많이 발생한다. 레찌우스(Retzius) 보존 전립선절제술은 장기들을 박리하지 않고 보존 상태에서 전립선이나 방광 뒤편으로 접근한다. 천장을 바라보면서 수술하는 형식이라 시야확보도 어렵고 집도의사의 신체적인 부담도 크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전립선절제 후 가장 흔한 합병증인 요실금을 크게 줄인다. 수술 후 며칠내에 기저귀를 차지 않는 환자가 90%에 이른다. 수술이 쉽지 않지만 요실금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다.
신장암 치료를 위한 부분 신장절제술도 성과를 인정받는다. 투석 위험을 크게 낮춘다.
신장암의 수술 치료는 두 가지다. 신장 전체를 절제하거나 최대한신장을 보존하는 수술이다. 과거에는 대부분 신장 전체를 떼어냈다. 부분 절제술은 어렵고 위험하다. 신장은 혈관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보통 신장동맥을 묶고 수술하게 되는데, 시간이 길어지면 신장 기능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부분 절제술이 보편화됐다. 10여년 전만해도 복강경 대비 34배 이르는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로봇수술을 굳이 해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기기가 발전하면서 이젠 복강경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장벽을 로봇수술이 뛰어넘었다. 부분 신장절제에 로봇수술은 이점이 많다.
신장암 수술에는 후복막 접근법이 유용하다. 수술시간도 빠르고 장기손상도 거의 없다.
신장은 복막 뒤에 있는 복강 장기를 모두 박리해야 수술할 수 있다. 후복막은 공간 자체가 없기 때문에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복강내 기준점이 되는 장기 확인도 쉽지 않아 경험없이 들어가면 어디가 어딘지 모른다. 그런데도 후복막 접근을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신장암 수술의 관건은 신장동맥을 빨리 찾아서 수술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복막접근법은 모든 장기를 정리하는 데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혈관이나 장기 손상도 우려된다. 후복막 접근법은 수술시간이 적게 걸리고 장기손상도 거의 없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멀티포트 방식에 비해 흉터가 적고 회복시간이 단축된다. 또 다른 장점은 무엇일까.
단일공 수술은 환자 입장에서는 흉터가 작고, 회복시간이 빠르며, 통증도 적다. 그런데 더 큰 이점은 기기의 활동성이다. 단일공 기기는 구멍 하나에 카메라 4개, 각기 다른 기구 3개가 함께 들어간다. 시계,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도 자유롭다. 천장에 붙은 수술 부위도 뒤집어서 바닥으로 끌어내려 수술할 수 있고, 좌우가 바뀌지 않아 혼동없이 수술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단일공 수술은 멀티포트 수술보다 조금 불편하지만, 기존 방법으로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이점이 있다. 게다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로봇수술 역시 인공지능(AI) 접목은 가시화되고 있다. 상용화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로봇수술에서도 AI를 어떻게 접목할지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로봇수술 트레이닝에서 시뮬레이션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CT검사를 통해 암이 발견되면 3D 인공지능 이미지로 만들어서 집도의사의 머릿속에 있는 수술 장면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 어렵고 위험한 위치에 병변이 있는 경우 실제 수술 전에 AI 이미지를 원하는 각도로 돌려서 어디를 자를지, 박리할지, 어떤 혈관을 살릴지 등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인체 적용 분야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AI 접목에는 다각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비뇨의학 분야 로봇수술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관심도 높다. 새로운 접근방식에 대한 요구도 이어진다.
전공의 사직 여파로 비뇨의학과 역시 교수진은 탈진상태다. 사실 올초에는 지금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다만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비뇨의학과에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로봇수술기가 들어와 있는 병원에서는 메이저 수술과가 됐다. 수술 규모과 환자수 면에서 모두 그렇다. 이런 측면에 학생들도 관심이 많다. 로봇수술은 수술례가 늘어나는만치 새로운 접근법에 대한 요구도 뒤따른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맺기 위해접근방식을 바꾸는 문제에 천착하게 된다. 저 역시 이 부분에 주력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사업이 진행되면서 중증도 평가도 선결 과제다. 로봇수술 질환은 대부분 암인데 비급여이기 때문에 중증질환 통계에서 모두 제외된다. 로붓수술에 대한 중증도 논의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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