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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간병인 '질' 관리 발 벗고 나선 부천성모병원 눈길

박양명 기자2024.11.28 14:49
ⓒ의협신문
ⓒ의협신문

#. 간병인 소음이 견디기 힘듭니다. 휴대전화 소리를 키워놓고 게임을 하는가 하면 다른 간병인과 영상을 함께 보며 떠듭니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습니다. 간병인 매너 교육이 필요합니다

# 병실 분위기가 환자 위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간병인 중심이 된 것 같습니다. 간병인 음식 때문에 환자임에도 냉장고를 쓸 수가 없습니다. 외출을 하면 7~8시간씩 자리를 비워서 보호자가 그 부담을 모두 감당하고 있습니다.

간병인에 대한 환자 또는 보호자들이 병원에 낸 민원 내용 중 일부다. 통상 간병인은 환자 또는 보호자와 사적 계약 관계를 맺고 있어, 환자들이 위와 같은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병원이 직접 개입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그럼에도 환자보호자와 간병인 계약 관계에 뛰어들어 간병인 질 관리에 발 벗고 의료기관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 부천성모병원이 그 주인공.

부천성모병원은 특정 간병 업체 5곳과 1년 단위의 계약을 맺고 간병인 교육 등 질 관리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없는 간병비 카드 결제 시스템도 도입했다.

28일 부천성모병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감염병 확산 등을 막고자 간병인 질 관리에 나섰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부천성모병원에 간병인을 투입하고 있는 업체와 맺는 협약서 구체화다.

통상 간병인은 간병이 필요한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찾아서 고용을 맺거나 병원의 추천을 받은 업체를 통해 간병인을 소개받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병원의 역할은 따로 없다.

부천성모병원 전경 ⓒ의협신문
부천성모병원 전경 ⓒ의협신문

부천성모병원은 환자와 간병인의 사적 계약에 개입하기로 한 것. 당시 병원에 간병인을 파견하고 있는 주요 업체를 설득해 간병 업무 협약서를 보다 구체적으로 바꾸고 간병업체들이 간병인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간병인 관리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고 있는 병원 원무팀 노상엽 과장은 환자 개인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면 사실 통제가 안 된다라며 간병인 잠복결핵 유병률이 높다는 조사도 있다. 결국 병원 안에서 결핵 감염 위험이 높다는 소리가 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코로나 대유행 당시 보호자 면회를 제한하는 등 감염예방을 위해서 규칙을 정해놨다라며 간병인이라고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다. 병원 방침에 맞춰 간병업체도 규정을 잘 지키는 사람들만 병원에 파견해 감염 위험을 확실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간병인의 불량한 태도나 환자 보호자 민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면 지위, 감독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간병업무 협약서를 구체화해 병원의 간병업체 직접적 통제권을 강화한 것이다. 부천성모병원은 ▲나눔간병협회 ▲바오로간병협회 ▲부천한국간병협회 ▲성심간병협회 ▲한우리간병협회 등 5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협약에 따라 자체적인 감염 정책 대응 방안을 만들어 병원에 내야 한다. 간병업체 관계자는 매주 한 차례씩 병실 라운딩을 돌면서 간호데스크를 통해 자사 간병인의 서비스 상태를 확인한다. 이후 피드백에 따라 간병인을 추가 교육한다. 간병인 파견 전 결핵(잠복결핵) 검사는 물론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간병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복장도 표준화했다.

병원은 매년 평가를 거쳐 간병업체와 협약을 이어갈 것인지 결정한다. 또 환자나 보호자가 간병인을 이용할 때 협약간병업체의 간병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협약 간병인이 아닌 사람을 간병인으로 고용해 환자의 신체 손상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배상책임보험 미가입 등으로 배상 또는 보상이 원만하게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짚고 있다.

부천성모병원과 협약을 맺은 간병업체 대표는 간병인을 쓰면 환자에게 생긴 욕창이 나아야 하는데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환자인지 보호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간병인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업체 차원에서 관리하면 환자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간병인 질 관리 결과 간병인에 대한 환자의 불만 등 민원은 눈에 띄게 줄었다. 2015~2019년 간병인 관련 불만 및 건의는 38건, 칭찬은 7건이었다. 시스템 개선을 시작한 후인 2020~2024년에는 불만 및 건의가 11건으로 줄었고 칭찬은 12건으로 늘었다.

부천성모병원은 환자 편의를 위해 9월부터 간병비 카드결제 시스템도 도입했다. 핀테크 전문기업 이로홀딩스가 개발한 간병비 지급시스템 페이투케어 프로그램으로 간병비를 보다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카드 결제에 따른 별도의 수수료도 따로 붙지 않는다.

페이투케어는 부천성모병원과 협약을 맺은 5개 업체에서 파견할 수 있는 간병인 현황은 물론 간병비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간병인의 기본 정보 및 건강 정보(결핵, 잠복 결핵, 홍역 등)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부천성모병원의 간병인 관리 시스템은 다른 병원에까지 입소문이 퍼져 당장 내년부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 과장은 병원이 간병업체를 관리한다고 해서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병업체를 제한하면서 타업체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라면서도 환자나 보호자가 받는 간병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환자나 보호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고 이는 입소문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병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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