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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비대위 임시총회 언제까지 계속될까?

장영식 기자2023.12.19 06:00

지난 17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ㆍ운영안을 상정했다.

임시총회는 대의원회 산하 비대위를 구성해 집행부 산하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 대신, 의대정원 증원 저지 임무를 맡기자는 대의원들의 요구에 의해 개최됐다.

임시총회 결과, 164명중 82명의 반대로 비대위 구성은 무산됐다.

비대위 구성에 찬성한 대의원은 76명이었는데, 이는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한 62명보다 불과 14명 많은 숫자였다.

이필수 회장이 대의원회ㆍ시도의사회장단과 소통하지 않은 채 집행부 산하 범대위를 구성하고, 최대집 전 회장을 투쟁위원장으로 앉힌데다가, 전회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까지 강행하는 불통 회무로 일관(?)했는데도 왜 대의원들은 새 비대위 구성안을 부결시켰을까?

아마도 대의원들이 새 비대위를 구성해도 범대위보다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임총 대표 발의자인 주신구 대의원의 제안설명이 설득력이 없었던 것도 이유로 보인다.

주신구 대의원은 제안설명에서 급조한 범대위의 투쟁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도박이므로, 회원들의 동참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비대위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대위가 구성되기 전 상황을 돌아보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19일 충북대병원에서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의대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을 위한 정책효과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 의료진, 전문가들과 충분히 소통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는 곧바로 의과대학을 상대로 의대정원 증원 규모 수요조사를 실시하더니 11월 21일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술 더 떠 정부는 수요조사 결과에 대해, 대학이 추가 투자를 통해 현 정원 대비 두 배 이상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수요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인프라와 대학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총 입학정원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못박았다.

정부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요조사와 결과발표를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이다.

의협 집행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집행부는 11월 26일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집행부 산하 비대위 구성계획을 밝혔다.

12월 3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 ‘범대위’로 명칭을 확정하고 철야 시위, 파업 찬반 투표 실시, 총궐기대회 개최 등을 확정했다.

범대위는 17일까지 두 차례 철야 시위와 파업 찬반 투표, 총궐기대회 등 준비한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했다. 첫 회의부터 총궐기대회까지 단 14일이 소요됐다.

궐기대회 참석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옥의 티지만, 임시총회로 인해 범대위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했고, 한파까지 겹친 점을 감안하면 긴박한 상황에서 최선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만 하다.

만약 대의원회 산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대응하려 했다면 어땠을까?

대의원회에서 비대위를 구성하면 행보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 밖에 없다. 비대위가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 방식, 활동기간, 재원 마련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데 상당 시일이 소요된다.

비대위 구성원이 의협 산하 단체에서 추천을 받아 합류하는 형태를 띄다 보니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의사결정도 더디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4년 노환규 집행부에서 꾸려진 비대위는 발대식이 한차례 연기된 끝에 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이 의결된 지 20일이 지나서야 첫 회의가 열렸다.

2016년 추무진 집행부에서 꾸려진 비대위는 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위임한 지 무려 52일 만에 비대위가 꾸려졌다.

올해 2월 임시총회에서 구성이 의결된 비대위도 박명하 위원장 선출일을 기준으로 철야시위를 하는데 23일, 첫 집회를 하는데 26일이 소요됐다.

의사협회에서 반복되는 비대위 구성 논란을 볼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비대위는 비상시 임시적으로 구성되는 조직으로, 집행부(회장)가 제역할을 못할 때 긴급하게 의사결정을 하기위한 비상조직이다.

제대로 된 비대위 운영은 회장을 불신임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거나,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비대위 체제를 이끄는 방식이어야 한다. 즉, 단일 지도체제여야 하는 것이다.

과거 노환규 회장이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위원장을 맡은 경우나, 이필수 회장이 범대위를 구성하고 범대위원장을 맡은 경우가 후자에 해당한다.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가 이필수 집행부 총사퇴 후 별도 비대위 구성을 요구한 것이나,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이 비대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직을 맡겠다고 발표한 이필수 회장에게 환영을 표하는 입장문을 낸 것도 ‘단일 체제 유지’가 최선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주수호 대표와 임현택 회장만의 생각이 아니다. 임시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부결시킨 대의원들도 하나의 지도체제로 의대정원 현안에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비대위 구성 요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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