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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다시 마주 앉은 의ㆍ정, 기싸움 팽팽

장영식 기자2023.11.30 01:41

지난 22일 대한의사협회 협상단이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에 반발하며 협상장을 10분 만에 이탈하면서 중단위기에 놓였던 의료현안협의체가 일주일 만에 다시 열렸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서울 중구 소재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18차 회의를 진행했다.

양측 협상책임자들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지난 주말 개최된 대표자회의에서 의료계 대표자들은 정부가 발표한 수요조사 결과에 대해 무의미한 숫자고 지적했다. 현재 의대정원이 110명인 충남대학교는 410명을 요구해 4배에 달하는 정원을 요구했고 정원이 40명인 을지대학교는 120명을 요구하는 등 교육 인프라나 현실의 여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허무맹랑한 숫자가 난무했다. 열악한 교육 여건으로 의학교육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 인원의 3~4배를 뻥튀기해 발표하는 수요조사를 정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양 단장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수요조사 결과를 정부가 무리하게 발표해 의료계는 물론,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졌다. 합리적이지 못한 수요조사와 짜맞추기식 현장점검은 즉각 중단돼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양 단장은 “소청과 의사들이 소아 진료를 포기하는 것과, 의사들이 응급실을 기피하고 중증환자를 떠나는 것이 정말 의사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느냐.”라면서, “정부는 진정으로 의사수만 늘리면 필수 지역의료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꼬집었다.

양 단장은 “정부는 필수의료 종사자가 안심하고 환자진료에 전념하도록 안정적인 의료환경을 마련해야한다.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고, 의료 생태계를 지켜 소멸하는 지역의료를 되살려야한다.”라며, “의대증원을 말하기 전에 배출되는 의사가 필수ㆍ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과 로드맵을 먼저 세워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양 단장은 협상은 이어가겠다고 분명히 했다.

양 단장은 “정부가 9.4의정 합의를 파기하고 의료계의 신뢰를 무참히 짓밟았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의협 협상단이 오늘 자리에 앉은 것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필수ㆍ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대의를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양 단장은 “점점 붕괴되어가는 필수,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ㆍ정간의 협력과 단합이 필수불가결하다.”라며, “소멸해가는 대한민국의 필수,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 의협은 지금까지 그런 것처럼 진정성을 가지고 정부와의 대화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의대정원 확대라는 부가적인 대안이 아닌 필수,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 오늘 논의가 예정돼 있는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정상화가 무너져가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첫 번째 단초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 논의를 비롯해 다양한 의료계 목소리를 들어왔고, 응급의료ㆍ소아의료 등 개선 대책과 필수의료혁신전략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나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회의에서 의협의 퇴장으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보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며, “협력의 자리는 상호노력할 때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라고 분명히 했다.

정 정책관은 “정부도, 의료단체도 내부 논의시 최우선 판단기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수호에 둬야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한 집단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의대 정원 증원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의협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는 과학적인 연구 방법론을 활용해서 여러 차례 의료 수요와 공급을 추계하고 지역별, 진료과별 임상의사의 분포, 과거부터 현재까지 추이, 의료 취약지의 의료공급 현황과 국제 비교 등 객관적인 통계와 정교하고 과학적인 근거들을 축적해왔다.”라고 말했다.

정 정책관은 “이번에는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교육 여건을 조사하고, 현장실사도 추진 중이다. 의사 수급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의대 증원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의협은 정부의 노력에 대해 과학적이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더 발전적인 논의가 되도록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정책관은 그동안 의료계가 의대정원 증원 반대 논리로 내세운 주장을 반박했다.

정 정책관은 “국토 면적당 의사 수가 OECD 대비 많기 때문에 의료 접근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의료수요는 국토 면적에서 나오지 않는다.”라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최하위 수준인 2.6명이고, 인구당 의사 수가 가장 많은 서울조차도 OECD 평균인 3.7명에 미치지 못하는 3.57명이다. 1,000명당 의사수가 6.5명인 미국의 워싱턴 D.C. 등 대도시에 비하면 우리의 경우, 수도권조차도 2.74명에 불과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경북은 1.38명, 충북은 1.59명으로 지역 편차를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인구 고령화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의사 수를 늘려서 늘어나는 지역의 고령인구 의료수요에 대응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정책관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의사 증가율은 3.4%로 OECD 평균인 1.4%에 비해 높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모수인 의사 수 자체가 적어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착시현상으로, 오히려 최근 10년간의 증가율은 2.4%로 이전 10년에 비해 현저히 낮아지는 추세다.”라고 지적했다.

정 정책관은 “의대 졸업 인원을 봐도, 우리나라 의사 인력 확보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18년간 의대 정원이 3,058명으로 동결된 결과, 한해 배출되는 의사 수는 다른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인구 1만명당 6.0명에 불과하다. 지금 충분한 의대 정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외국과의 의사 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정책관은 “의사 수가 늘면 의료비가 증가해서 건강보험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라며, “ 의사가 부족한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에 의사가 늘어서 국민의 의료접근성이 높아지면 정부가 마땅히 지출해야할 부분이다. 만약 의협이 의사들이 수입을 위해서 과잉진료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는 의사 개인의 직업윤리의 문제이지, 의사 증원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 정책관은 “의사 수 증가와 비윤리적 의료행위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은 저명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결론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 이와 같은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이 마치 사실처럼 반복 재생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라며, “의사 정원 확대를 검토함에 있어서 정부가 추가적으로 고려해야할 과학적인 근거와 방법론이 있다면 언제든지 검토하겠다. 의협이 여러번 언급한 의대 정원 증원에 과학적인 근거와 기준, 증원의 원칙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모두 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고위험ㆍ고난도 의료행위 등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수가 개선 필요성을 강조해 온 의사협회의 의견을 반영해 필수ㆍ지역의료 적정 보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그간 필수의료 분야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보상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도 공급 부족ㆍ수요 감소 의료분야를 비롯한 집중 투자필요 분야를 발굴해 재정 투입 확대 등 적극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보상 강화방안도 지속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는 단기적인 필수의료 보상방안 마련과 중ㆍ장기적인 보상체계 개선 등 다각적인 필수ㆍ지역의료 적정 보상정책을 지속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적정 보상 외에 상급종합병원의 경증환자 쏠림 완화, 의료기관 기능에 맞는 의료이용 유도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대책을 포함한 종합적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필수ㆍ지역의료가 실질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편, 제20차 회의는 12월 6일(수) 16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차기 회의에서는 그간 의료계가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 온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의대정원 건에 대해서는 논의의 원칙과 기준, 양측이 생각하는 의사정원에 관한 과학적ㆍ객관적인 데이터를 각자 정리해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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