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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한의사 초음파사용 파기환송심 ‘국민건강권 위해 우려’

장영식 기자2023.09.11 14:06

대한의사협회는 11일 의협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 관련 대법원의 판결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현대의 진단용 의료기기는 과학기술을 통해 발명ㆍ제작됐고, 의사만이 독점으로 의료행위에 사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한의사가 진단의 보조 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교웅 위원장은 “현대 의과의료기기의 산물인 초음파 진단기기는 단순히 방사선의 유, 무와 범용성ㆍ대중성ㆍ기술적 안전성 등 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매우 위험하며, 국민 보건위생상 심각한 부작용으로 다가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해 정확한 진단을 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오진으로 인해 환자의 질병을 발견 및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나아가 의료행위를 신뢰할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환자로서는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거나 늦게 방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질병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의사들은 한의과대학에서 의학과목 및 진단장비에 대해 교육하므로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A 한의대의 경우, 영상의학 전문의를 전공한 교수진을 두지 않고 3학년 1학기, 2학기 단 2시간의 이론 교육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영상의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돼 초음파기기 및  X-ray, CT, MRI 등 현대의의과 의료장비를 활용해 환자의 진단 및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몇 년 동안 몇 시간만의 교육으로 의과 의료 장비를 다룬다면 많은 오진으로 인해 환자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 받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대법원은 한의사들의 의료행위 중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초음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지만 초음파 진단기기는 대법원의 판단 처럼 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하는 기기가 아니라 1차적으로 환자의 건강 및 질병의 상태를 진단하는 의료기기이다.”라며,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위한 보조적 수단이 아닌 1차적 검사에서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의료기기로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초음파 검사는 실시간으로 탐촉자를 환자의 몸에서 움직여야 하고, 적절한 압박, 환자의 호흡조절, 인공물의 제거, 음파창 유지를 해야 하며, CT나 MRI와는 달리, 시행자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 검사 중 실시간으로 병변을 찾아내지 못하면 추후에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라며, “사용은 쉬우나 시행과 결과 해석은 영상의학의 영역에서도 최고 난이도의 검사법이다. 세계적으로 초음파기기를 전통의학분야에서 진료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없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의사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과 달리 한의사단체는 직접적 진단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며 대법원의 판결을 오역하고 있다.”라며, “법원은 한의사들의 보조적인 수단이 어디까지인지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갈등을 유발시켰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대의학의 산물인 초음파기기의 한의사 사용은 체계적 교육을 받지 못하고 충분한 의료현장에서 실습을 하지 못한 현 상황에서 국민보건의 크나큰 위해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는 “한의사 A씨는 부인과적 질환 증상을 호소하던 여성 환자에게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무려 68회에 걸쳐 여러 번의 골반 초음파 진단기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했지만, 환자의 중증질환인 자궁내막암 진단을 놓쳐 환자에게 명백하고 심대한 피해를 입혔다.”라고 상기시켰다. 

홍 교수는 “의사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의학과목 및 진단장비에 대해 배운다 하더라도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료행위를 할 수는 없다.”라며, “아무리 자동차에 대해 많이 배워도 운전면허가 없으면 운전을 할 수 없고, 아무리 법에 대해 많이 공부해도 변호사 자격이 없으면 법정에서 변호하거나 판검사 역할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라고 지적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황성일 교수는 “대법원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더라도 공중보건에 위해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이는 매우 그릇된 판단이다. 대법원은 초음파 장비 자체의 위해도, 즉 방사선 유무나 직접적인 위해 가능성의 기준으로만 판단한 것으로 보이나, 의학적 용도의 진단 장비 사용의 위험성은 반드시 정확한 진단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며, “이런 무해성의 기준만으로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기 사용도 똑같이 막을 수 없는 모순이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의사협회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의학과 한의학을 엄격히 구분하는 확고한 이원적 의료체계를 취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의사와 한의사를 구별해 각각의 면허를 부여하고 있다. 나아가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 면허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서, 허용된 범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으며, 초음파 진단기기를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와 같은 무책임한 이유를 들어 내린 이번 대법원 판결은, 결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로 돌아올 것임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법원 판결이 관련 법령에 한의사의 해당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 점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 현행 의료법은 그 체계상 모든 의료기기에 대해 법으로 일일이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할 뿐, 의사와 한의사 각자의 면허와 무관하게 모든 의료기기의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표면적으로는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엄격하고 명확한 적용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실질은 우리나라 입법자가 1951년 제정 국민의료법부터 현행 의료법에 이르기까지 확고히 지켜온 이원적 의료체계의 틀을 깨는 것으로, 이는 ‘사법부에 의한 입법권 침해적 판결’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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