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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원격 모니터링은 비대면 진료와 다르다

장영식 기자2023.08.21 06:00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차태순)는 최근 서울역 소재 만복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장 내 삽입장치를 이식한 부정맥 환자 대상의 원격모니터링의 조속한 도입을 주장했다.

간담회는 현행 의료법의 제한으로 국내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심장 내 삽입장치를 이식한 부정맥 환자 대상의 원격모니터링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관계기관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대한부정맥학회에서 이명용 회장, 박상원 정책이사, 김성환 보험이사, 오일영 총무이사, 노태호 전 부정맥연구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심장내 삽입장치(CIED: cardiac implantable electronic device)를 통한 원격 모니터링(이하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이란, 부정맥 감시와 치료를 위해 환자의 심장에 이식한 인공 심박동기나 이식형 심율동 전환 제세동기와 같은 의료용 기기가 보내는 정보와 신호를 담당 의료인이 환자와 떨어진 곳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부정맥 환자에 있어 갑작스러운 심장리듬 변화는 불시에 찾아올 수 있으며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환자의 정기적인 내원을 통해서만 CIED로부터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었다면, 이 원격 모니터링의 도입으로 내원 일정과 무관하게 중요 정보를 전문의가 얻고 초기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재 이 원격 모니터링이 도입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진료를 금지하는 의료법과 관계부처의 유권해석이라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보건복지부는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이 ‘환자가 내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가 건강상태 데이터를 확인하고 의료적 상담을 제공하는 행위로 의료법이 정의하는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진료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회는 원격 모니터링은 원격 진료와 결을 달리 한다고 주장했다.

모니터링은 이식된 의료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진료의 과정 중 하나일 뿐이며 진료행위는 모두 원내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미 의료현장에서는 환자 감시장치 등을 활용한 모니터링이 다수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CIED 이식환자는 평생에 걸쳐 주기적으로 담당 의료진과 병원을 방문해 해당 의료기기가 감지한 심장박동 정보를 통해 의료기기의 상태를 체크하고, 기기에 저장된 부정맥 관련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박상원 학회 정책이사는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으로 얻는 심장박동 정보는 전화나 화상통신이 아닌 데이터 전송장치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전달되므로, 환자가 내원했을 때 얻는 정보와 완전히 동일하다.”라며, “의료의 품질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환자의 편의와 문제 발생시 빠르게 조치해 건강을 개선하는 기술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환자 데이터의 생성 위치만 병원이 아니라 환자가 있는 ‘어디나’로 확장되는 것이다. 의료인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원외에서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감시하고 조기에 적절한 임상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은 무엇보다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크게 기여한다.”라며, “병원을 방문해야만 가능한 환자 몸 속의 의료기기의 상태와 부정맥 발생에 대한 감시를 원외에서 언제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심장박동 변화나 기기 작동 이상이 치명적일 수 있는 부정맥 환자에게 커다란 안전망으로 작용한다.”라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하지만 원외에서 확인한 이상 징후를 기반으로 의료인이 환자에게 연락하고 내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관계 부처의 의료법 해석에 의해 제한돼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이사는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의 효과와 안전성, 임상적 혜택 등은 해외에서 이미 10건 이상의 무작위대조임상(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통해 입증됐다.”라며, “심각한 부정맥 발생을 보다 일찍 발견하고, 부적절한 심장충격을 줄여준다.”라고 말했다.

미국심장부정맥학회(HRS: Heart Rhythm Society)는 이미 2015년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에 대한 필수 사용 권고의견을 냈고, 서구는 물론이고, 일본, 홍콩, 싱가폴,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이 진료의 표준으로 권고되고 있다는 게 박 이사의 설명이다.

이날 학회는 관계 부처에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와 적극적인 해석으로 국내 도입을 허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은 해외에서는 이미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가운데, 비용 분석 연구 등에서도 환자의 부정적인 이벤트 발생과 불필요한 내원, 기기 교체 등을 줄여 비용효과적이라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도 이와 유사하게 의료기기를 통한 심장건강 관리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시장 진입의 길을 열어 준 사례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 1호 실증특례로 선정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를 허용했다.

또한 정부는 이미 산업계와 함께 강원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의 ‘건강관리 생체신호 모니터링’ 실증사업을 통해 원격 모니터링의 기술적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준비는 마쳤지만 규제가 막고 있어 현실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학회의 지적이다.

이명용 학회 회장은 “부정맥 원격 모니터링은 부정맥 환자의 안전과 생존 기회를 넓히고, 건강 수준을 높이는 시스템이다.”라면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외에서 보편화됐으며, 이미 우리 의료진도 기술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 이 치료관리법을 하루 빨리 국내에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부정맥학회는 대한심장학회 내 부정맥연구회를 모태로 1997년 출범했으며, 2017년부터 정식 학회로 발돋움했다.

학회에는 2023년 현재 1,75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약 1,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이는 국제학술대회를 15회째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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