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전공의 때 대동맥박리 놓친 응급의학의사 징역형
전공의 때 환자의 대동맥박리를 진단하지 못한 일로 재판에 넘겨진 응급의학과 의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응급의료에 대한 사망선언이라며 반발했다.
서울고등법원 제9형사부는 17일 업무상과실치상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1년차였던 2014년 9월 11일 새벽 60대 환자 B 씨가 안면부 감각 이상, 식은 땀, 흉부 통증, 구토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내원하자, 심전도와 심근효소 검사 등을 실시한 후 별다른 이상소견을 발견하지 못하고 ‘급성위염’으로 진단했다.
B 씨가 검사 1시간여 뒤에도 등부위 통증 등 증상을 호소하자 보호자가 심장내과 의사 진료를 요청했지만, A 씨는 이를 거절하고 진통제를 투여했고, 상태가 완화된 후 퇴원 조치했다.
하지만 B 씨는 같은 날 의식을 잃고 병원에 다시 실려 왔고, 대동맥박리 진행으로 인한 양측성 다발성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이후 B 씨는 사지가 마비되는 뇌병변 장애를 입었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11월 업무상과실치상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이날 2심 재판부도 이를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검사시 이상이 없다면 피해자에게 발생한 흉통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흉부 CT검사 등 추가적인 진단검사를 실시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았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한 것이 악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므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응급의료에 대한 사망선언이라며 반발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의사의 과실이 인정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회피할 수 있었는데 이를 예견 또는 회피하지 못한 점이 인정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응급실은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환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방문하는 곳이며 향후 경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곳이다.”라고 강조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응급진단과 최종진단은 다를 수 있다. 응급실에서 완전무결한 최종진단을 하지 못했다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응급의학과 자체가 존재의 의미가 없으며, 응급의학 전문의 2,500명과 전공의 460명은 모두 범죄자일 수 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향후 흉통환자는 무조건 흉부CT를 촬영해야 하고 무조건 입원해야 하며, 대동맥박리를 수술할 수 없는 병원에서는 흉통환자의 응급실 수용을 거부해야 한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모든 흉통환자에 대한 CT촬영 지침을 시행하고 이를 삭감할 경우 심평원을 고발해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이 판결은 단순한 전공의 1년 차에 대한 잘잘못이 아닌 응급의료에 대한 사망선언이며, 필수의료의 붕괴를 더욱 앞당기게 될 것이다.”라며, “응급실의 수용거부는 더 심해지고, 향후 더 많은 환자가 병원을 떠돌다가 사망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판결을 내린 사법당국에 있다. 과거 이대목동 소아과 사태와 같이 응급의학 전문의들의 응급의료현장 이탈이 더 늘어나고, 전공의 지원율 하락으로 향후 정상적인 응급의료체계의 운영 또한 불가능해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응급의료 논의기구 위원직에서 사퇴의사를 밝하는 한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형민 회장은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응급의료전달체계 논의와, 응급실 수용거부금지 논의에서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해결없이는 더 이상의 논의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라며, “논의체 위원직을 사퇴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책임지지도 않을 무조건적인 응급환자수용 강제 법안을 즉각 철회하고, 응급환자진료에 대한 개인의 형사책임 감면과 국가 책임보험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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