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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중재안 설전…‘양대 노조 개입’ 신경전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인 면허 결격사유 확대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 처리가 유력한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가운데 의료계와 간호계의 여론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간호법과 의료법은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이 결정됐다. 간호법안은 재석의원 262명 가운데 166명이 찬성했고, 의료법은 163명이 찬성했다.
30일 본회의를 앞두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4월 첫번째 본회의 전까지 여ㆍ야가 협의하고 본회의에서 매듭짓자는 조정안을 내면서 4월 13일 본회의로 미뤄졌다.
하지만 4월 13일 본회의에서 김진표 의장이 간호법을 처리하기 위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직권으로 거부하면서 27일 본회의로 미뤄졌다.
김진표 의장이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데다 이미 두차례나 상정이 보류됐기 때문에 27일(오늘) 본회의 상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의료계는 간호법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필수 의사협회장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여당의 중재 의지를 수용해 대승적으로 양보한 보건복지의료연대와는 다르게, 간호협회는 합리적인 중재안마저 거부했다.”라며, “정부와 여당이 준비한 중재안에 간호사 처우 개선 조항이 원안보다 강화돼 있음에도 간호협회가 중재안 수용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 간호단독법을 추진하는 진짜 목적이 간호사 처우 개선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라고 주장했다.
간호법 제정의 목적이 간호사 처우 개선이라면 간호법 중재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
같은 날 곽지연 간호조무사협회장은 국회 앞 천막농성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간호 인력인 간호조무사로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가 힘들다.”라며, “간호법을 폐기하거나 중재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무기한 단식 투쟁을 벌이겠다.”라고 말했다.
박명하 의협 비대위원장은 26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 규탄대회에서 “간협은 당정이 고심끝에 마련한 중재안을 거부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악법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라고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400만 회원과 가족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간호계는 간호법 중재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간호과학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간호법 중재안을 반대하며 간호법안 제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국간호과학회는 “간호법은 전문화ㆍ분업화ㆍ다양화된 간호사의 업무와 역할, 인력 양성체계를 명확히 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라며, “2년간 협의절차를 거친 간호법을 무시하고 일방적 중재안을 강요하는 것은 간호법의 핵심을 손상시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산업간호사회와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도 26일 성명을 내고,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정립해 간호사 보호와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간호법 중재안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의료법은 전체 의료인이 1만 명이던 1951년에 만들어진 법이다.”라며, “의료인수가 65배 증가해 65만 명이 된 2023년의 변화를 담아낼 수 없다.”라면서, 간호법 제정을 주장했다.
간호협회와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는 26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수요 한마당’을 열고, 300명의 국회의원을 향해 여야 합의로 마련된 간호법 대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간호법’ 제명을 변경하고,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는 한편, 고등학교와 동일한 간호조무사 교육과정을 대학에도 허용하자는 내용 등 여ㆍ야 합의로 만들어진 간호법 중재안에 분노했다.
차세대간호리더연합 박준용 전국회장은 “간호조무과를 미끼로 간호법을 흔들지 말라. 종합적인 간호인력의 인권증진과 현장개선은 오로지 간호법 제정으로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제주관광대학교 강군생 교수는 “신규간호사의 절반 가까이가 1년 이내 현장을 떠나고, 70% 이상이 이 순간에도 그만두고 싶어 한다.”라며, “열악한 간호환경은 환자 간호에만 신경 쓸 수 없게 한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환자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라며 간호법 제정을 지지했다.
한편, 간호협회는 양대 노조를 배후세력이라고 지칭한 이필수 의사협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필수 회장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간호협회 집회에는 사안과 무관한 외부단체까지 가세해 간호단독법 제정을 함께 요구하면서, 간호단독법을 추진하려 했던 배후 세력이 있음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간호단독법 제정의 핵심 목적은 기득권 간호사와 일부 노조세력이 돌봄사업을 주도해 막대한 이익을 얻겠다는 것이고, 간호사들의 탈병원화를 유도해 국민건강을 지키는 의료기관을 더욱 어렵게 함과 동시에 보건의료계 내에서 간호직역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려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이필수 회장의 발언은 저질이고 악의적이다.”라며, “양대 노총과 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을 위해 연대하는 것을 왜곡하고 악의적인 정치 프레임을 씌우는 행태는 독재정원이나 난무했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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