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사도 노동자,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 시급
국회토론회에서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ㆍ정춘숙ㆍ신현영 의원은 17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MZ세대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 강민구 회장은 ‘환자 안전 확보 및 필수의료 분야 근무여건 개선 위한 전공의 과로방지법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 |
강민구 회장은 “2020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4시간 초과 연속 당직근무시 전공의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이다. 전공의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일반인의 두배, 우울감 경험률은 4배, 자살생각 비율도 1.4배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응답자의 66.8%가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19년 전공의 사망 원인으로 36시간까지 과도한 연속근무가 문제로 지적됐다.
전공별로 보면, 신경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외과 등 필수 중증의료 과목의 전공의들이 초과 연속근무를 많이 했고, 의료기관별로 보면, 중대형병원, 대형병원의 연속근무비율이 높았다.
강 회장은 선진국들은 환자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법제도를 통해 제한을 걸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1980년대부터 단계적으로 전공의 근무 단축 시도가 있었고, 2013년 주 56시간으로 감축한 뒤 현재 48시간까지 줄였다.
유럽은 24시간 내 최소 11시간 휴식기간을 보장하는 전공의 근로조건 개선조치도 시행했다.
미국은 최대 연속근무를 24시간을 제한했고, 일본은 초과근무시간을 연 960시간으로 제한했다.
강 회장은 “고용노동부의 과로사 인정기준이 주 60시간이지만 전공의의 과반수 이상은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라며, “대부분의 전공의가 과로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환자 안전과 전공의 과로사 및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문제 예방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전공의 과로방지법(연속근무 24시간 제한) 국회 통과 ▲주 80시간 단계적 감축 ▲휴게시간 제공하지 않는 불법 관행 근절 ▲재난시 보호장치 마련 ▲전공의 1인당 환자수 15명 이내 제한 ▲수련병원 내 전문의 수 확대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 축소 등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는 ‘장시간 노동과 건강, 전공의 노동시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전공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환자의 안전 측면을 앞세워 이야기하는데 그에 못지 않게 노동하는 의사로서의 건강권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의사도 노동시간이 길거나 노동강도가 강하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명백히 알려져 있다. 전공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의사, 노동자로서의 건강권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동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동료의사의 노동시간을 바라보는 의사의 태도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로사는 노동시간으로 인해 스트레스 등의 상호작용으로 질병이 일어난다. 질병판정위원회에서 직업병을 판단할 때 과로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로 의사다. 의사들이 의사의 노동시간에 대해 그 정도는 수련해야 의사로서 역할을 할수 있다는 시각으로 바라본다.”라며, “주당 60시간 이상 노동하는 분이 심근경색에 걸리면 과로에 의한 질병으로 정의하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의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것은 수련의 질을 높이고, 환자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며, “ 전공의의 근로시간이 다른 쪽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전공의 수련 비용의 국가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전공의의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유희철 위원장은 “2017년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된 후 여섯 차례 개정됐고 최근 신현영 의원이 일곱 번째 개정안을 냈다. 수평위도 전공의 근로환경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수평위에서 전공의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 다만, 수평위의 노력에 의해서만 개선되는 게 아니라 정치권과 정부 부처에서 제도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상걸 감사는 “전공의들이 힘들다는 문제를 넘어서 한국의료가 붕괴하기 직전이다. 원인은 필수의료 의료인력이 없는 것이다. 입원환자 전문의는 신분이 불안해서 교수 임금의 1.5배를 줘야 하는데 수가가 낮으니까 병원이 전문의를 고용할 수 없다. 수가정상화가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졸업 후 1년 간 인턴 과정 이수 후 개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면허제도 개선과, 인턴 과정을 필수의료 수련에 포함시키고 정부가 수련 비용을 모두 지원하는 수련제도 개선도 제안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석문 임상강사(��은의사협의체)는 대체인력의 업무부담 측면을 짚었다.
한 강사는 “전공의법 시행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연착륙이 실패해 대부분 업무는 상급연차 전공의, 임상강사, 교수 등이 분담하게 됐으며 현재 상당수가번아웃을 경험 중이다.”라며, “전공의법 개정 이전에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등 대체인력확보방안을 마련해야하며, 임상강사, 젊은 교수 등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의료직역들의노동여건에 대한 조사 및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 법이 준수되지 않아 실제 근무여건 개선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벌칙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이기욱 사무관은 “전공의의 근로여건 개선은 복지부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환자안전 확보, 의사 건강권 확보측면에서도 연속근무개선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전공의에 대한 정책적 지원확대가 중요성 커지고 있다.”라고 전제했다.
이 사무관은 “다만, 전공의가 수련생과 근로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을 균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가 외래, 수술보조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전공의를 피교육생보다 근로자로 바라본다면 전공의가 근로제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부족해지는 수련병원 인력수급문제, 전공의가 피교육생으로서 정당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수련환경 강화 등 다양한 사전준비 작업이 충실하게 준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복지부는 지난 1월 필수의료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과, 필수의료분야의 수련을 강화하는 부분, 전공의의 지방 필수과목 배치 확대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이와 관련해 협의 기구를 구성해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또, 련환경평가위원회, 수련정책협의체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회의체에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련 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관은 “분야별, 지역별 의사의 근무 실태와 인력 수급의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공의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공의 수련 교육을 지원하는 의견에 대해선 수련 교육 체계를 효율적으로 하고 조금 더 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립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말했다.

댓글 0